몸이 ‘잠을 원하도록’ 만들어라

GABA 활성화를 통해 질 좋은 잠 자기
김소정's avatar
Aug 20, 2025
몸이 ‘잠을 원하도록’ 만들어라

잘 자는건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다.   

우리는 잠을 쉽게 생각한다. 피곤하면 저절로 오고, 눕기만 하면 스스로 빠져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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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까지만 해도 나는 매일 밤 잠과의 전쟁을 치렀다.

눈을 감아도 머릿속은 멈추지 않았다. 해야 할 일, 미뤄둔 이메일, 그리고 전혀 중요하지 않은 옛날 기억들까지.

"빨리 자야 하는데."

"지금 잠들면 6시간은 잘 수 있겠지."

"아, 왜 이렇게 정신이 말똥말똥하지?"

시간이 흐를수록 불안감은 커졌고, 몸은 점점 더 긴장했다.

결국 스마트폰을 다시 들고 SNS를 확인하다가, 새벽 2시나 3시가 돼서야 억지로 눈을 감았다.

그리고 다음 날, 피곤을 밀어내기 위해 습관적으로 커피를 찾았다. 그때까지 나는 "피곤하면 그냥 잠이 올 것"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아니었다.

수면은 단순히 스위치를 끄는 것처럼 강제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몸이 점진적으로 ‘수면 모드’로 들어가도록 유도해야 했다.


수면은 ‘OFF’가 아니라 ‘전환’이다   

우리는 ‘잠드는 과정’을 무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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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자는 사람들은 밤이 되면 자연스럽게 졸음을 느끼고, 침대에 눕자마자 몇 분 안에 스르르 잠이 든다.

그 과정이 effortless(힘들이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그들은 무의식적으로라도 ‘잠들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과거의 나처럼 밤마다 뒤척이는 사람들은 "자야 한다"는 생각만 가득할 뿐, 몸은 전혀 준비되지 않은 상태다.

문제는 우리가 ‘잠드는 과정’을 너무 무시한다는 것.

낮 동안 정신없이 일하다가, 자기 직전까지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며 강한 블루라이트를 쐬고, 갑자기 불을 끄고 억지로 잠을 청한다. 뇌는 여전히 낮 모드인데, 우리는 "이제 잘 시간이야"라고 강요한다.

그러니 쉽게 잠이 들 리 없다.

수면은 ‘ON/OFF 스위치’가 아니라, 자연스러운 전환 과정이 필요하다.

이 전환이 매끄럽게 이루어질 때, 우리는 억지로 잠을 청하지 않아도 스스로 깊은 잠에 빠질 수 있다.


수면모드로 전환하기

우리 몸은 단순히 "자야지"라고 생각한다고 해서 바로 수면 모드로 바뀌지 않는다. 몸이 자연스럽게 잠을 원하도록 만드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 핵심에는 GABA(감마아미노부티르산) 수용체가 있다. GABA는 뇌에서 긴장을 풀어주고, 흥분된 신경 활동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이제, GABA를 중심으로 수면 모드로 전환되는 과정을 단계별로 살펴보자.

가바 수용체 - 알콜이나 수면유도제가 작용하는 수용체이기도 하다

가바 수용체 - 알콜이나 수면유도제가 작용하는 수용체이기도 하다

1. 낮 모드

낮에는 업무, 학습, 운동 등으로 신경계가 활발하게 작동한다. 이 과정에서 코티솔(스트레스 호르몬), 노르에피네프린(각성 호르몬) 같은 물질들이 분비되면서 뇌는 깨어있고, 집중력을 유지하도록 돕는다.

하지만,

스트레스가 많거나 저녁 늦게까지 뇌를 과부하 상태로 두면, 뇌는 계속 '낮 모드' 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2. 모드 체인지 시작

해가 지고 어두워지면, 우리 몸에서는 점차 각성을 억제하는 신호가 나오기 시작한다. 이 때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GABA 수용체다.

GABA는 GABA 수용체에 결합해서 "이제 긴장을 풀어도 돼!"라고 신호를 보낸다. 이 신호가 전달되면, 뇌의 활동이 점차 줄어들고 몸이 편안해진다.

하지만, 과도한 카페인 섭취, 만성 스트레스, 늦은 밤 스마트폰 사용 등으로 인해 GABA가 충분히 활성화되지 않으면 뇌는 여전히 깨어 있으려고 한다.

GABA가 활성화 되면,
몸은 자연스럽게 이완된다. 

GABA가 원활하게 작용하면, 뇌는 점점 억제 신호를 강화하고, 몸은 아래와 같은 변화를 보인다.

1. 근육 이완 → 긴장이 풀리고 몸이 나른해짐
2. 심박수 감소 → 차분하고 안정적인 상태로 전환
3. 호흡 속도 완화 → 깊고 규칙적인 호흡으로 바뀜
4. 뇌파 변화 → 각성 상태(베타파)에서 점점 수면 상태(델타파)로 이동

이 단계에서 중요한 것은?
이완 상태를 방해하는 요소(밝은 조명, 스트레스, 카페인)를 최소화하고, GABA 활성화를 돕는 습관을 실천하는 것! -> 이 내용은 아래에 따로 정리해두었다.

3. 수면 모드로 전환

GABA가 활성화되면서 몸이 이완되면, 자연스럽게 멜라토닌(수면 호르몬) 분비가 증가한다. 멜라토닌은 우리 몸의 생체 시계를 조절하며, "이제 잘 시간이야"라는 신호를 보낸다. 이때가 바로 수면으로 진입할 최적의 순간! 하지만, 단순히 멜라토닌이 많다고 해서 깊이 잘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멜라토닌은 "잠드는 신호"를 보낼 뿐, 실제로 숙면을 유지하는 역할은 GABA가 담당한다.

(물론 멜라토닌 자체도 수면유지와 수면의 질에 기여하기도 하지만,  GABA의 역할이 더 크다고 볼 수 있다)

1) GABA가 충분히 활성화되면?

  • 밤새 신경계가 안정적으로 유지, 깊고 지속적인 수면 가능

  • 불필요한 각성반응이 줄어 자다 깨는 횟수 감소

  • 수면 주기가 안정적으로 유지되어 수면의 질 향상

2) 반대로 GABA가 부족하면?

  • 잠이 들어도 자주 깨고, 숙면을 취하기 어려움

  • 수면 중 뇌가 계속 활성화되어 얕은 잠을 반복

즉, 멜라토닌은 ‘수면 신호’ 역할을 하고, GABA는 ‘수면 유지 & 질 개선’ 을 담당하는 핵심 물질이다. 멜라토닌과 GABA가 함께 작용해야 깊고 안정적인 수면이 가능해진다.


GABA를 활성화하는 습관

1. 빛 조절: 수면 모드의 첫 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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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을 보다가 갑자기 불을 끄면?

뇌는 여전히 낮이라고 착각한다.

조명을 점진적으로 어둡게 하면, 뇌는 ‘슬슬 잘 준비를 해야겠네?’라고 인식한다.

노란빛이나 주황빛 조명으로 바꾸는 것도 도움이 된다.

2. 체온 조절: 뇌가 신호를 받을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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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들기 전 뜨거운 샤워를 하면, 몸이 일시적으로 따뜻해졌다가 이후 자연스럽게 체온이 내려간다.

이 과정에서 뇌는 ‘이제 수면 모드로 전환할 시간’이라는 신호를 받는다.

실내 온도를 너무 덥지 않게 유지하는 것도 깊은 수면에 도움이 된다.

3. 카페인과 스트레스 관리: 자극을 줄이는 연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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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6시에 마신 커피가 밤 11시에도 몸속에서 작용할 수 있다.

또한, 하루 동안 쌓인 긴장을 풀어주는 루틴이 없다면 몸은 계속 ‘전투 모드’를 유지한다.

간단한 스트레칭, 심호흡, 가벼운 독서가 의외로 도움이 된다. 물론 침대 밖에서

4. 자연적 성분 활용: 몸이 스스로 수면을 원하게

락티움은 우유에서 추출한 자연유래성분이다.

락티움은 우유에서 추출한 자연유래성분이다.

멜라토닌 보충제는 강제로 졸음을 유도할 수 있지만, 몸이 잘 준비를 하는 과정에는 도움을 주지 못한다. 그래서 오히려 수면유지나 수면의 질에는 기여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대신 락티움, 마그네슘, L-테아닌, GABA 같은 성분들은 GABA 수용체가 조금 더 예민하게 반응을 하게 해주거나, GABA 합성을 돕는 등..  몸이 자연스럽게 이완될 수 있도록 돕는다. 결과적으로 억지로 재우지 않아도, 몸이 저절로 졸음을 느끼고, 끝까지 잘 잘 수 있게 도와준다.


강제로 자려하지 말고, 몸이 잠을 원하도록 만들어라

잠이 안 온다고 침대에 누워 초조하게 "언제 잠들지?" 고민하는 건 스트레스만 줄 뿐이다. 잠을 강제하는 게 아니라, 몸이 저절로 잠들도록 유도해야 한다.

나는 지금도 침대에 누우면 10분 만에 잠이 드는 완벽한 ‘프로 숙면러’는 아니다. 하지만 예전처럼 잠과 싸우지는 않는다. 대신, 내 몸이 스스로 수면 모드로 들어가도록 작은 습관들을 실천하고 있다.

그리고 확실한 건,

"잘 자는 법을 배우는 것만으로도, 삶의 질이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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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jung Kim